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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야기] D-NN Day: supernormal들의 시간
writer logicalmind 2025-08-11

D-NN Day
: Supernormal의 시간



1. 숙제검사 

나는 현장에서 수험생들의 주간 과제를 검사하는 시간이 좋다. 

매주 치열하게 고민했던 흔적들이 있는가 하면 
하기 싫은 과제를 꾸역꾸역 해온 학생,
이틀 정도만 열심히 하고 나머지는 흔적이 없는 학생,
심지어 과제의 맨 앞장과 뒷장만 해놓고 과제를 다 해온 척하는 학생(초딩아님 주의)들도 있다. 

이런 여러 인간 군상들을 보면서 마음속으로는 등짝을 오지게 때리기도 하고,
그들의 치열했던 한 주의 시간에 뜨거운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그 중 어떤 학생들은 몇 달째 성적이 제자리인 학생들도 있다. 

'나 같으면 포기할 법도 한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주 과제를 꾸준한 밀도로 해내오는 학생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그들에게 인간 대 인간으로 리스펙을 보낸다. 

나는 그런 부류의 인간들을 supernormal이라고 부른다. 


2. The supernormal


이런 부류의 인간들을 10개월간 관찰하다 보면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들이 보인다. 

1) '적당한' 자기 비관과 열등감 
이들은 선천적으로 지능이 높아서 인풋 대비 아웃풋이 월등히 높거나, 우월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어딘지 모르게 그런 사람들을 동경하거나, 그들과의 비교에서 묘한 열등감을 느끼는 듯하다.

하지만 그 정도가 자존감을 해치는 정도까지는 아니고, '네가 그렇게 잘났어? 두고 보자' 하는 식인 듯 하다. 

솔직히 이런 태도가 '아무렴 뭐 어때? 한잔해' 같은 대책 없는 낙관주의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이런 적당한 열등감이 이들에게는 꾸준한 동기부여 이자, 긴 수험생활을 버텨내게 하는 힘이 아닐까. 

2) 'Do what I do'
이들은 '안 되면 되게 하라', 'Impossible is Nothing' 등과 같은 거창한 태도를 가지고 뭔가에 덤비는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이런 태도를 가진 부류의 수험생들은 냄비근성이 있어서 수험생활 초반 뜨겁게 타오르고 여름이 오면 적당히 식어버린다. 

Supernormal들은 'Do what I do(그냥 하던 거나 하자)' 'Just do(그냥 하는 거지 뭐 왜)' 등의 담백한 태도가 몸에 베어 있다. 

그래서 어떨 때 보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런데, 꼭 주변에 이런 놈들이 인생 역전 만루 홈런은 아니더라도 적당한 높이의 우중간 안타를 자꾸 쳐내더라. 

날아오는 공을 맞추려고 승모근에 바짝 힘주고 때리는 풀 스윙은 헛스윙이 나기 마련. 무심하게 자기 해야할 일을 하다 보면 공은 예쁘게 맞아 나간다. 


3. supernormal 들의 시간 
수능 D-day가 두 자리수로 좁혀진 시간. 

냄비근성을 가진 녀석들은 진작 나가 떨어졌고,
찐또배기들만 남아서 끝까지 공부하는 시기다. 

힘들면 주변을 둘러보자. 
지금도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공부하는 사람들이 당신 세대의 supernormal 들이다. 

수능 이후에도 각자의 분야에서 꾸준히 평균 이상을 해낼 사람들. 
화려한 삶은 아니어도, 책임감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을 챙길 사람들.
나는 이런 사람들을 존경한다. 

두고봐라. 
결국 재능만 있는 원숭이들이 나무에서 떨어질 때, 나무에 올라 있는 건 당신같은 supernormal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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